
TV프로그램 <이슈 픽 쌤과 함께. 유승훈 교수>편 시청 소감은 너무 무심히 살고 있었다는 죄책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에너지 위기, 미래 전망, 전력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들을 그냥 흘리고 지나친다. 작년의 폭염, 혹한으로 40% 누진된 전기요금 폭탄 대비책도 없이 또 다시 찾아온 날씨를 탓한다. 브라질에서 원인모를 이유로 국가 전체 정전사태가 발생하여 불과 10분만에 에너지의 25.9%를 잃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착잡(錯雜)하다. 지난해 2월 러시아전쟁으로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통을 받고 있다. 스페인은 전기요금이 340%까지 폭등하고 그 외 유럽 국가들도 편한 전기가 비싸 못 쓰는 고통을 감내하여 전력 사용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실제로 공공기관 내 냉방 온도 기준을 정하고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정부 차원의 국민운동 결과일 것이다. 낮잠 풍습인 ‘시에스타(siesta·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 시행되는 전통적인 낮잠 풍습)’ 도입, 에펠탑 소등을 한 시간 앞당겨 예비율을 높였고, 일기 예보처럼 그날의 전력 상황 예보, 에너지 기업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횡재세(Windfall tax)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대한민국은 지난해 전력 소비량이 전년 대비 3% 정도 감소한 유럽 주요국과는 달리 2.7%나 증가한 현상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여전히 피부로 실감 못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대다수가 과거 산업용 전기 수요 급증으로 정전이 되는 ‘블랙아웃(Blackout)’이 2011년 9월 발생한 적이 있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예비전력을 많이 확보하는 방법으로 정전사태의 가능성은 줄었다지만, 국민운동으로 소비의 효율화, 합리화 방법을 마련하고 국민을 설득하지 않으면 곧 위기라는 경고를 제발 인식하자.
‘에너지 위기’란 팩트는 원유 등 에너지원 가격이 급등해 전 세계 각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 경제 위기를 말하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2차례의 유류 파동을 기억하자. 1973년 10월 1차 석유 위기로 중동전쟁 발발로 산유국들이 가격인상과 감산에 돌입해 3개월 만에 무려 4배나 폭등하여 두 자릿수 물가상승과 마이너스(-) 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겪었다. 그중 대한민국은 물가상승률이 8배로 폭등했다, 산업구조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중화학공업 중심이였기에 2년간이나 지속된 아픔이 있다. 이어 1978년 12월 발생한 2차 석유 위기는 이란혁명의 석유 수출 통제로 유가는 폭등했고 여기에 1980년 2월 9일 중동전쟁이 더해져 사우디가 석유 무기화 선언으로 유가는 더 폭등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졌다.
현실에서 <에너지 폭등에 대비한 ‘블랙아웃’ 방지 절약 국민운동을 전개하자>란 명제를 우리는 영화의 장면을 통해 ‘블랙아웃’을 경험한다. 갖가지 여파가 묘사되면서 다양한 위기 상황인 비행기의 추락, 정전된 엘리베이터, 식음료 부족의 소요, 교통 대란, 수술 중 정전, 눈사태 발생 등 사회 전반의 혼란을 다루지만 보고 나면 망각한다.
그래도 희망적인 메시지가 전남 고흥군에서 나왔다. 201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총 2370가구가 참여해 2533t의 에너지를 감축한 바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정쟁과 업역 확장의 논쟁에서 벗어나 전문가들이 선도적으로 국민 설득에 나서주길 소원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가정, 상업, 아파트 단지에서 부터 전기, 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율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전 국민 온실가스 감축 실천을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자. 화면 속 불 꺼진 에펠탑 모습과 불야성인 백화점 모습에서 언제든 ‘블랙아웃’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