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계획 ‘부실’, 32차례 ‘설계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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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계획 ‘부실’, 32차례 ‘설계변경’
  • 오세원 기자
  • 승인 2010.10.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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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무총리실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하면서, 2011년까지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공기 압박·잦은 설계 변경 등으로 부실공사가 진행 될 수 있기 때문에 국토해양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 강기정 의원의 설명이다.
국토해양위원회 강기정 의원(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대강 기본계획인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2010년 8월말 현재까지 4대강의 핵심사업인 준설량이 공구별로 크게 바뀌었고, 설계변경도 32차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정부가 애초부터 4대강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엉터리로 작성했다는 지적을 뒷받침한다.
특히 마스터플랜 수립 이후 준설량이 크게 변동된 곳은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것이 강 의원의 지적이다.
◇ 마스터플랜과 실제 준설량 일치, 7곳에 “불과” = 한국수자원공사가 강기정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하천 준설토 처리계획’을 분석한 결과, 준설이 필요한 62개 공구 중 마스터플랜 준설계획과 실제 준설량과 일치하는 곳은 7곳에 불과했고 30%이상 증가한 곳도 7곳이나 됐다.
수계별로는 한강 25.1%, 금강 18.3%, 영산강 9.4% 증가했고 낙동강은 7.2% 줄었다.
특히 한강3공구의 경우 마스터플랜 수립시 저류지 준설물량을 누락해 실제 준설량은 17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엉터리 마스터플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 환경영향평가, 준설량 변화 예측 “반영 못해” = 사업 확정 前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 준설량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영산강 6공구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당시 계획 준설량은 6.2백만㎥이었지만, 실제 확정 고시된 준설량은 8.1백만㎥으로 증가했고, 금강 3공구도 평가시 계획 준설량은 7.3백만㎥이었지만, 실제 고시된 준설량은 9.5백만㎥으로 30%나 증가됐다.
◇ 실시설계 변경 “32차례”, 보·준설량 수정 “12차례” = 뿐만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고시한 실시설계는 2010년 1월 28일 최초 변경 이후 2010년 8월 24일까지 32차례나 변경됐고, 특히 4대강의 핵심인 보와 준설량도 12차례나 변경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실시설계 변경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강기정 의원이 서울지방국토청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현재 한강 9공구의 경우 가평군이 사업계획 수정을 건의해 서울청은 이를 검토 중에 있다.
강 의원은 “정부는 4대강 사업의 공정률이 30%가 넘었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정률이 30%를 넘는 이 시점에도 실시설계가 변경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설계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특히 보와 준설량 변경은 홍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잦은 변경으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진짜 강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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