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쇠말뚝·불공정 규제의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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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쇠말뚝·불공정 규제의 “국가대표”
  • 오세원 기자
  • 승인 2010.02.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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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시 대형건설업체 천문학적 입찰비용…경영악화 우려헌법이 보장한 영업활동 자유 제한, 헌법소원 불사상위 10위 대형건설사간 공동도급 제한은 대형건설사간 경쟁률이 상승하면 낙찰률이 하락하기 때문에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그 추진 배경이다.
지난 2008년 5월 조달청이 예산절감 방안의 하나로 이 같은 내용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같은해 6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관련 건설업계는 “도입당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각종 협회 등 다양한 건설관계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조달청은 새정부의 예산절감 10% 달성이라는 정책목표에 맞춰 충성맹약의 일환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당초 대형업체간 경쟁 유도를 통한 정부예산절감 10% 달성을 위해 도입되었지만, 태생적으로 높은 입찰비용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일괄·대안입찰 제도의 특성 때문에 낙찰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형사간 공동도급 제한으로 수익성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품질경쟁만 부추기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일괄입찰·대안입찰의 낙찰자 결정방식이 결국 설계심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본질적으로 설계비용의 증가 즉, 입찰비용의 증가만을 초래하고 있다.
올들어 턴키공사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동도급제한의 부메랑을 맞고 있다.
업체간 수주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 대형업체들의 설계비 지출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현행 일괄입찰의 경우 공사금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업체간 대체로 약 40억원의 설계비가 지출되고 있다.
입찰사 한 개가 늘어날 때마다 약 40억원의 비생산적인 설계비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즉, 정부예산절감이라는 가시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오히려 국가 전체적으로는 예산절감액 보다 더 소모적인 비용이 비생산적인 요소에 낭비되고 있어 신용경색과 부동산 침체로 위기에 내몰린 대형업체들의 경영 위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행할 경우 아무리 대형건설업체들이라 해도 천문학적인 입찰비용으로 인해 경영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헌법에 보장된 자유로운 영업활동의 제한이다.
조달청이 내부 지침인 입찰 유의서에 의거 무려 1만 3,000개에 달하는 종합건설업체 중 오직 시평액 상위 10개사에 한해서만 차별적으로 공동도급 구성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이 문제는 기획재정부도 ‘공동도급을 허용하면서 시평액 상위 10개사간에 한정하여 공동수급체 구성을 제한하는 것은 현행 법령과 공동계약 취지에 맞지 않다’고 유권해석을 내린바 있다.
또 이 제도는 공동도급제도의 장점, 즉 기술이전을 부정하고 있고 건설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대표적 규제라고 관련 업계는 꼬집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초장대교량 분야, 대심도 공간활용 분야, 해저공간 개척분야 등 아직까지 우리에게 미개척 분야이거나 선진업체들에 비해 시공경험과 기술력이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 배양을 위해서는 대형업체간 자유로운 공동도급 구성을 통한 리스크의 분산과 시공경험과 기술능력 공유가 절실하기 때문에 폐지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관련 업계는 시평액 11위 이하의 업체들이 실적이 부족할 경우에는 대표사 또는 공동도급 구성원 등 다양한 방식의 공동도급을 허용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시평액 10위 이내 업체에 한해 오직 대표사로만 입찰참여를 가능하게 제도를 제한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시평액 상위 10위 이내 업체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조달청의 중소건설업체 보호·육성이라는 명분의 대형업체간 공동도급제한제도가 또 다른 특혜업체를 양산하는 제도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들은 지난해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산업 뿐만 아니라, 전산업계가 심각한 자금난을 경험했고,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경기회복의 단초인 초대형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라도 대형사간 공동도급제한은 재검토 될 시기이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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