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토공’ 통폐합 산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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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토공’ 통폐합 산너머 산
  • 박기태 기자
  • 승인 2008.05.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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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거대공룡’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폐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이 통폐합될 경우 혁신도시 및 조직 슬림화 등을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커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19일 국토해양부 및 공기업 등에 따르면 두 공기업의 통폐합과 관련, 기획재정부에서 늦어도 다음달 중순이면 밑그림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5일 이들 공기업의 후임 사장 공모가 마감됐으나, 정부는 주공 사장만 임명하고 토공은 공석으로 남겨둔다는 방침이어서 두 기관의 통합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두 기관이 통폐합에 이르기까지 풀어야할 난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혁신도시 이전 ‘골칫거리’=우선 두 기관이 통폐합 되면 혁신도시로의 이전 문제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당초 주공은 진주로, 토공은 전북으로 이전하게 되어 있는데 통폐합이 될 경우 통합된 공사가 어디로 이전할지 가닥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두 곳 중 한 곳은 중추기관이 빠지면서 혁신도시란 이름이 무색해 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9일 전북도의회가 ‘두 기관의 통합을 즉각 중단’하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전북도의회 의원들은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두 기관이 통폐합될 경우 혁신도시 건설에 차질이 발생한다며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구조조정 둘러싼 ‘갈등’=주공(4,385명)과 토공(2,805명)이 통폐합되면 총자산 84조3,827억원에 임직원수가 무려 7,190명에 달하는 초대형 거대공룡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두 공기업이 통폐합되면 인력 ‘슬림화’가 불가피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에 중복된 택지개발사업 관련 인력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공은 중대형 주택 건설은 민간에 맡기고 소형 및 임대주택만 담당하고 주택관리업무도 지방자치단체로 넘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토공도 토지 공급이라는 사업 이외에는 복합단지 개발 등에서 손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공은 ‘통합 후 구조조정’을, 토공은 ‘구조조정 후 통합’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즉, 주공은 최대한 빨리 통합하고 구조조정을 하자는 입장이고 토공은 구조조정을 한 뒤 통폐합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토공측이 그동안 주장해 온 ‘선(先) 구조조정 후(後) 통합’이 정부로부터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자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통폐합 저지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토공 노조측은 정부가 ‘쇠고기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대안으로 공공부문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일방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통폐합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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