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권의 건설세상 이야기]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계속 반복된다
상태바
[김충권의 건설세상 이야기]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계속 반복된다
  • 오마이건설뉴스
  • 승인 2014.04.28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성 및 안전교육 강화, 중장기 로드맵 수립, 체험 활동 강화 필수

4월 16일 오후 2시 대전청사에 있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시 20분 대전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고속버스 안 텔레비전에서는 뉴스 속보가 진행 중이었다. “여객선이 침몰중이나 *명 사망, *명 부상,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은 전원 구조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회의를 마치고, 다시 3시40분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텔레비전에서는 내려갈 때와 마찬가지로 뉴스 속보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인가? ‘탑승 4**명, 구조 1**명, 생사 미확인 2**명’이라는 속보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순간 머리가 노래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부산외대 경주리조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젊은 아이들을 데려 가냐. 얼굴을 들고 하늘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어른인 것이 부끄러웠다. 모든 국민도 한결 같이 필자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종합대책을 마련 발표하고 이에 따라 각종 불합리한 점을 개선 추진해왔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과거 일어났던 사고가 그대로 답습되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세월호 사건은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와 닮았고, 지난 2월 발생한 부산외대 경주 리조트붕괴 사건은 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닮아 있다. 또한, 건설현장 곳곳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도 과거 발생했던 사고가 그대로 되풀이 되고 있다.

게다가 과거 서해페리오 침몰 사고 당시 선장을 포함한 선원 7명이 끝까지 침몰하는 배에 남아서 자기 본분을 지킨 반면,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는 선장을 포함함 모든 선원이 승객의 안전 보장이라는 직분을 망각하고 자기 생명 보존에만 급급하는 등 대응 측면에서도 의식 수준이 과거보다도 훨씬 퇴보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용접시 인화물질을 제거 후 작업토록 주의의무를 주거나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업자는 정작 용접을 할 때는 이를 무시하고 작업함으로써 반복적으로 화재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다.

언론에서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투자를 늘려야 한다”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다” 등 대책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미시적으로 볼 때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문가가 제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안전사고 발생 때 마다 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다음 3가지를 꼽고자 한다. 첫 번째 구성원 및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상식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의식개혁 관련 방안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종합대책에 중장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것이다. 초기단계에서는 중장기 방안이 포함되었다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이유로 제외시키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안전사고 예방 및 발생시 대처하는 체험 시설 및 교육에 관한 내용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로드맵(Road Map) 어원은 컴퓨터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자원(코드, 데이터, 스택, 입출력포트, 그래픽영역, 입출력장치 등)이 주기억장치(RAM)에 loading된 상태의 메모리 지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이나 전략 등이 담긴 구상도·청사진 등을 의미한다.

안전사고는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명 피해를 동반하고 당사자 본인과 불특정 다수 국민에게 커다란 피해를 준다.

따라서, 생명을 중시하고 남을 배려하고 신고를 생활화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에 안전과 인성과목을 도입하고 이수 필수과목으로 선정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신고 정신이 투철한 국민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근원적으로 안전사고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책에 맞춰 정부 정책을 이끌고 제도를 개선하고, 실행하면서 제대로 작동되는 지를 체크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곧바로 수정하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체험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평소의 훈련으로 몸에 베인 행동만이 비상시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선박·철도·버스·공사장 등 안전사고 유형에 대한 체험장을 만들고 학교교육·직장내교육·사회교육시 체험 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민방위 훈련을 안전사고 예방훈련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아야 한다.

부디 이번에는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이 마련되고 정부·업계, 공무원·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실천하여 다시는 똑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전사고가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어른들의 잘못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세월호 젊은 학생들과 그 외 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 주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