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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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
  • 오세원 기자
  • 승인 2008.10.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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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불안이 증폭되면서 금융시스템 붕괴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고,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을 나타내는 각종 지수들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부 대형 글로벌 상업은행의 경우 자산건전성이 취약하고, 헤지펀드와 보험사 등도 신용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손실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단순히 유동성위기나 신용위기의 단계를 넘어 총체적인 신뢰의 위기로 전이된 상태이다.
신뢰의 위기가 가속될 경우 금융기관 및 기업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불신이 유동성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형태를 띠면서 결국에는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정부의 7천억달러 구제금융조치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들은 위기의 전염을 방지하고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구제금융지원과 정책공조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매우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아직 신뢰의 위기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구제금융이 실제 투입되기까지의 시차로 인한 신뢰의 공백, 부실자산 매입방식의 효과에 대한 의문,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 등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개방향은 신뢰위기의 해소 여부에 달려 있다.
신뢰위기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변수는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 파산 가능성이지만, 이는 이제 해당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금융조치 의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신뢰회복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정부차원에서의 공적자금 투입과 효과적인 정책공조에서 출발한다.
미국이 구제금융을 통해 처리 가능한 부실 규모는 모기지 및 소비자신용과 관련된 금융권의 손실규모(기업대출 및 CDS 등의 손실 제외분) 추정액 6,635억달러를 상회한다.
그리고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 악화를 경험한 미국정부도 추가 파산은 적극적으로 막을 것으로 예상되어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 파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주택가격의 조정이 이미 2/3 정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신뢰위기가 해소되면 미국의 주택가격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지만(확률 70%), 정책당국은 가능성이 낮더라도 신뢰위기가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확률 30%)을 염두에 두고 이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상황은 대형 상업은행의 도산, 주택시장 붕괴 등으로 인해 경제 전분야에 대규모의 추가 공적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정책당국은 외환시장의 수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투기 등 시장왜곡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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