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설인(자식)에 인색한 국토부(부모)

기계설비인들에게 주는 상은 왜 매년 줄어드는 것일까

2024-07-04     오세원 기자
조인호

설산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해외시장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 국내총생산(GDP) 중 13% 건설투자, 200만명의 고용을 실현하며 국가 기간산업이자 고도성장의 주역으로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고금리 지속, 수주물량 급감, 부도 위기 등으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큰 호재가 없는 한 이 위기는 쉽게 극복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건설인들을 우울하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시기에 건설인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정부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인들의 사기진작과 자긍심 향상,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매년 유공자에게 포상을 실시한다. 건설산업 분야 중 가장 큰 행사는 건설의날 기념식이다. 잔칫날에 상은 빼놓을 수 없는 법, 정부포상국토부장관상을 준다.

그런데 지난 6월 26일 개최된 건설의날 기념식에서 상의 꽃인 금탑산업훈장은 없고, 은탑산업훈장을 비롯 총 30점의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정부포상은 해당부처인 국토부에서 먼저 심사한 후 행안부 심사, 후보자 공개 검증 과정을 거친다. 대국민 공개검증에서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탈락된다.

이번 사상 초유의 건설의날 금탑산업훈장 누락에 대해 건설인들은 의아해 했다. 모 건설인들은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의 주거 안정과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을 더 주어도 부족할 판에 있는 상마저 누락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과연 투명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국토부 심사 시 금탑을 충족할 후보가 없었는지, 행안부 심사에서 탈락됐는지, 공개검증 과정에서 이의제기가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공개검증 과정에서 탈락된 후보가 없었던 것으로 볼 때 국토부와 행안부 심사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여진다.

관련 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면 “먼저 국토부에 문의하니 애매한 답변만 돌아왔다. 행안부에 문의하니 국토부에서 넘어온 후보자 중 금탑 부분은 공란이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토부 심사 시 금탑을 충족할 후보가 없었던 것일까? 국토부는 건설인에게 상을 주는 것에 인색한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오늘(4일) 개최된 '기계설비의날' 기념식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기계설비의날 기념식에서는 정부 포상 2점, 국토부장관 표창 18점이 수여됐다. 기념식에 참석한 기계설비인들 역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국토부장관 표창은 2020년 31점에서 해마다 줄어 올해는 18점수여됐다는 것이다. 최고 대비 50% 가량 줄어든 것이다.

기계설비산업은 국가에너지 절감으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여, 일자리 창출 등으로 매년 성장 중이다.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하며 안전한 생활환경을 위해 국토부가 성장을 독려해야 할 산업이다.

기계설비의날 기념식을 제정한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참석하여 기계설비인들을 격려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상우 장관대통령 특사로 해외 순방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한 것그렇다 치자. 기계설비인들에게 주는 상은 왜 매년 줄어드는 것일까?

최근의 두 사례들을 볼 때 건설인들이 국토부로부터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포상을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있는 상마저 누락되고, 점점 감소된다면 관련산업 종사자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 포상에 대한 심사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며, 건설산업 종사자들도 힘을 내서 더욱 분발할 것이다.

한 건설인은 말한다. "자식(건설인)이 힘들때 아비(국토부)의 칭찬(포상)은 큰 힘이됩니다."

4일